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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빙하의 시대 2 - 허 연POEM 2014. 9. 27. 00:00
자리를 털고 일어나던 날 그 병과 헤어질 수 없다는 걸 알았다.
한번 앓았던 병은 집요한 이념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병의 한가운데 있을 때 차라리 행복했다.
말 한 마디가 힘겹고, 돌아눕는 것이 힘겨울 때 그때 나는 파란색이었다.
혼자 술을 먹는 사람들을 이해할 나이가 됐다.
그들의 식도를 타고 내려갈 비굴함과 설움이,
유행가 한 자락이 우주에서도 다 통할 것같이 보인다.;
만인의 평등과 만인의 행복이
내 나이에 이젠 모든 죄가 다 어울린다는 것도 안다.
업무상 배임, 공금횡령, 변호사법 위반. 뭘 갖다 붙여도 다 어울린다.
나와 내 친구들은 이제 죄와 잘 어울린다.
안된 일이지만 청춘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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