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애인들을 위한 이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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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애인들을 위한 이별 노래 - 이이체POEM 2015. 2. 27. 00:00
한번의 연애가 끝나자 한편의 시가 완성된다당신을 필사해온 내 이력의 최후모든 외마디는 명멸한다돌아오지 않는 폐곡선.오늘은 누구라도 나를 조심했으면 좋겠다 상처는 녹슨 뼈에 새겨지는 방식으로 남겨진다필름이 끝나는 소리가 난다곁에 있어줘서 고마워요나는 곁에 있는 게 아니야, 그저 남겨지는 거지아무런 감흥도 없이입에서 귀로 흘러들어가는 종언나는 당신을 저주하는 나를 용서하기로 한다 날짐승들은 흙을 더 많이 기억한다부르튼 눈동자로 보는, 푸르지 않은 수평선모두 잊고 태워버린 시집에는완벽하게 윤색된 기억들이 아우성치고 있다거짓말들로 꾸려진 가구들은언어의 공백을 감정하느라사무치도록 흉측했을 것이다오해할 수 있는 만큼 이해하고이해할 수 있는 만큼 오해하는 아무 이유 없이 오랫동안 가만히,서 있고 싶을 때가 있다버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