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점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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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점심상 - 허수경POEM 2015. 4. 19. 00:00
잠깐, 광화문 어디쯤에서 만나 밥을 먹는다게장백반이나 소꼬리국밥이나 하다못해 자장면이라도무얼 먹어도 아픈 저 점심상 넌 왜 날 버렸니? 내가 언제 널?살아가는 게, 살아내는 게 상처였지, 별달리 상처될 게있다면 지금이라도 떠나가볼까,캐나다? 계곡? 나무집? 안데스의 단풍숲?모든 관계는 비통하다, 지그시 목을 누르며밥을 삼킨다이제 나에게는 안 오지? 너한테는 잘 해줄 수가없을 것 같아, 가까이할 수 없는 인간들끼리가까이하는 일도 큰 죄야, 심지어 죄라구? 너는 다시 어딘가에서 넥타이를 반쯤 풀며자리에 앉아 담배를 피우며 머리를 누르고나는 어디, 부모 친척 없는 곳으로 가볼까?그 때, 넌 왜 내게 왔지? 너, 왜라고 물었니?C'est la vie, 이 나쁜 것들아!나, 어디 도시의 그늘진 골목에 가서비통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