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 시인
-
탄성한계점 - 오은POEM 2015. 4. 7. 00:00
나는 팽팽합니다. 더 이상 늘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말을 짧게 끊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마침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간혹 갈고리 같은 쉼표가 내 몸을 절단하는 생각에 바르르 떨곤 합니다. 나는 요렇게나 시시합니다. 당신의 두 손에 온몸을 맡기겠습니다. 절대 놓지 마세요. 밀고 당기는 데 필요한 탄성계수는 내가 구하겠습니다. 나를 놓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만 명심하세요. 당신의 뺨을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 그게 한번 늘어난 자의 운명입니다. 당신이 처음 내 몸을 늘여 빼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내 말이 길어지기 시작했지요. '사랑해'라는 말을 '너를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이 길어진 만큼 빼빼해져야만 했습니다. 이제야 나는 인어공주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늘어난다는 것은 사랑에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