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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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멩이를 사랑한다는 것 - 박소란POEM 2014. 10. 31. 00:00
어떤 누구든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집 앞 과일트럭이 떨이 사과를 한 소쿠리 퍼주었다어둑해진 골목을 더듬거리며 빠져나가는 트럭의 꽁무니를 오래 바라보았다낡은 코트를 양팔로 안아 드는 세탁소를부은 발등을 들여다보며 아파요? 근심하는 엑스레이를나는 사랑했다 절뚝이며 걷다 무심코 발길에 차이는 돌멩이너는 참 처연한 눈매를 가졌구나 생각했다 어제는 지친 얼굴로 돌아와 말없이 이불을 끌어다 덮는 감기마저 사랑하게 되었음을 내일이 온다면영혼이 떠난 육신처럼 가벼워진 이불을상할 대로 상해 맛을 체념한 반찬을 어루만지기로 한다 실연에 취한 친구는 자주 울곤 했는데사랑은 아픈 거라고 때때로그 아픔의 눈물이 삶의 마른 화분을 적시기도 한다고 가르쳐주었는데어째서 나는 이토록 아프지 않은 건지 견딜 만하다, 덤덤히 말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