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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이 빈약한 벽을 휘휘 감아준다 먼지와 차가운 습기의 휘장이 유리창을 가린다 개들이 보초처럼 짖는다 어둠이 푹신하게 깔린다 알아? 네가 있어서 세상에 태어난 게 덜 외롭다.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나한테 토로하지 말라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나방에 대해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당신이 직접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모진 소리를 들으면내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니더라도내 귀를 겨냥한 소리가 아니더라도모진 소리를 들으면가슴이 쩌엉한다온몸이 쿡쿡 아파온다누군가의 온몸을가슴속부터 쩡 금가게 했을모진 소리 나와 헤어져 덜컹거리는 지하철에서 고개를 수그리고내 모진 소리를 자꾸 생각했을내 모진 소리에 무수히 정 맞았을누군가를 생각하면모진 소리.늑골에 정을 친다쩌어엉 세상에 금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