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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 - 김지유
    POEM 2015. 5. 11. 00:00

    그대 등 뒤에

    다소곳이 앉아

    하룻밤만 있을게

    뿌려대는 소금을 알몸으로 받아

    뼛속 들춰가며 집어넣을게

    심장까지 메마를 거야

     

    누군가의 애인일 뿐

    아내는 될 수 없는 여자

    그러니 하룻밤만 있을게

    새벽 동터오면

    짠물에 칭칭 감긴 머리카락

    풀어헤치며 일어나야지

    소금 던져준 그대에게 꾸벅

    인사도 잊지 않을 거야

     

    얼음 위에 웅크리고 앉아 사랑을 낚는

    그대의 등은

    누렇게 타버린 아랫목, 화투패를 만지던

    할아버지의 등 같아

     

    하지만 난

    그대 품에 안겨 본 적 없는 아내

    이젠 애인도 될 수 없는

    소금덩어리, 절여진 몸뚱이가

    흰 소복 걸친 채 굳을 때까지

    돌아보지 마

     


    ―웹진『시인광장』(2007년 겨울호)

    ―시집『액션페인팅』(천년의시작, 2010)




    출처 :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4ljy&articleno=13755644&_bloghome_menu=recent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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