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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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알고 있을 수록, 세상은 더 흥미진진해진다WORDS 2023. 4. 27. 13:45
p.44 사람의 몸이나 마음마저 화학 물질과 화학 반응의 결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해서, 거기에 아무런 신비함이 없다거나 화학만 알면 나머지는 알 필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 모든 것이 화학의 결과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수록, 세상은 더 신비하고 더 흥미진진해진다. p.205 같은 운향과 식물이지만 긴 세월동안 어떻게 진화하느냐에 따라 어떤 것은 맵고 아린 맛으로 인기를 끄는 산초와 초피가 되었고, 어떤 것은 새콤달콤한 귤이 되어, 마라탕 국물과 감귤 주스만큼이나 다른 결과에 도달했다. p.288 1959년 6월 2일에는 “나니야”라는 별명의 선장이 이끌던, 20대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된 여성 해적단이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 『곽재식의 도시 탐구』 , 곽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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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인식을 얻었다고 느끼는 것일까?WORDS 2023. 4. 6. 08:42
어린 거북손은 새우나 곤충 비슷한 모습으로 바다를 헤엄치면서 움직이는 생물이다. 그때는 확실히 갑각류나 곤충처럼 생겨서 절지동물답다. 그 모습으로 바다 이곳저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먹이를 잡아먹고 자신을 먹으려는 적을 피하면서 산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거북손은 변신한다. 이 과정에서 팔, 다리를 모두 없애 버린다. 모르기는 해도 그렇게 움직이는 부위를 없애 버리면서 세상을 탐험하며 돌아다니는 데 필요한 신경 계통과 뇌도 모두 다 녹여 없앨 것이다. 인생 사는 데 피곤할 뿐이라고 판단하면 스스로 정신과 의식을 없애 버리는 생물이라고 짐작해 봐도 좋을까 모르겠다. 변신을 완료한 거북손은 바다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시절은 잊고, 가장 괜찮은 한자리에 눌러앉아 그냥 가만히 머무르며 남은 평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