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 익숙한 슬픔의 외투를 걸치고 한낮의 햇빛 속을 걸어갈 때에 그대를 가로막는 부끄러움은 떨리는 그대의 잠 속에서 갈증 난 꽃잎으로 타들어가고 그대와 내가 온밤 내 뒹굴어도 그대 뼈 속에 비가 내리는데 그대 부끄러움의 머리칼 어둠의 발바닥을 돌아 마주치는 것은 무엇인가
떠날까요떠날까요바람은 묻는데 그 여자는창가에서 울고 있었다 떠날까요떠날까요파도는 묻는데 그 여자는 천천히허공에 눕고 있었다 파도치는 바람한 자락으로 눕고 있었다 (허공에 그녀를 방임해 놓은 사랑의 저 무서운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