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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뼈 아픈 후회 - 황지우
    POEM 2015. 1. 27. 00:00

    슬프다.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


    나에게 왔던 사람들,

    어딘가 몇 군데는 부서진 채

    모두 떠났다


    내 가슴 속엔 언제나 부우옇게

    바람에 의해 이동하는 사막이 있고,

    뿌리 드러내고 쓰러져 있는 갈퀴나무, 그리고

    말라 가는 죽은 짐승 귀에 모래 서걱거리는


    어떤 연애로도 어떤 광기로도

    이 무시무시한 곳에까지 함께 들어오지는

    못했다, 내 꿈틀거리는 사막이, 그 고열(高熱)이

    에고가 벌겋게 달아올라 신음했으므로

    내 사랑의 자리는 모두 폐허가 되어 있다


    아무도 사랑해 본 적이 없다는 거,

    언제 다시 올 지 모를 이 세상을 지나가면서

    내 뼈아픈 후회는 바로 그거다

    그 누구를 위해 그 누구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


    젊은 시절, 도덕적 경쟁심에서

    내가 자청(自請)한 고난도 그 누구를 위한 헌신은 아녔다

    나를 위한 헌신, 나를 위한 희생, 나의 자기 부정


    그러므로 나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걸어 들어온 적 없는 나의 폐허


    다만 죽은 짐승 귀에 모래알을 넣어주는 바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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