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마음의 단련
    WORDS 2015. 1. 31. 00:00

    Q. 남의 말에 상처를 잘 받습니다. 마음도 근육처럼 단단하게 단련 할 수 없을까요?

    A. 

    (서천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감정적으로 예민하다는 거는 기본적으로 깊은 상처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내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건드려지는 거죠. 나는 취약한 존재이고 사람들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분은 조금만 부정적인 말을 해도 쉽게 상처를 받죠.


    나는 저 사람이 좋아하든 말든 다른 사람이 뭐라고 반응하든 상관없다, 그건 저 사람 생각이고 내 생각은 달라, 저 사람은 나를 안 좋아할 수 있지만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다 나를 좋아할 수 있겠어? 내가 봐도 내가 이상한 점이 많은데.


    이렇게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는 사람은 내면에 상처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죠. 결국 내 마음 속 내면에 깊이 가지고 있는 상처가 있기 때문에 쉽게 자극을 받는 거 거든요. 우리 피부가 살짝 까졌다고 생각해 보세요. 평소에는 이렇게 건드려도 전혀 아프지 않은데 살짝만 까지면 스치기만 해도 너무 아프잖아요. 내 마음에 스치기만 해도 아픈 부분을 갖고 있다는 거예요. 그럼 그 부분을 자꾸 돌이켜보고 그 부분에 대해서 내가 해결을 봐야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만약 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한테 학대를 받았다고 해보세요.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서 학대를 받았어? 나는 학대받고 싶지 않았어. 난 야단맞고 싶지 않았고 선생님에 의해 두들겨 맞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뭘 대단히 잘못한 게 아니라 그런 사람을 우연히 만났을 뿐이잖아.


    우연히 만나서 그런 고생을 했어요. 그건 내 잘못은 하나도 없어요. 나는 얼마든지 다른 조건 다른 상황이었으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에요. 다만 그 조건이 좋지 않아서 그 순간에 상처를 입고 그래서 지금 좀 더 힘들어 하고 있을 뿐이죠.


    이제는 그 속에서 나와야죠. 그 때는 비록 내가 나올 수 없는 조건과 능력이 없었으니까 어렸으니까 무방비상태에서 당할 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나를 보면서 '그 때 너는 무방비였지만 지금은 내가 너를 도와줄 수 있다'고 어린시절의 나를 이끌어서 그 자리에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끌고 나와야 해요. 그게 제가 보기에는 제일 첫 번째 입니다.




    두 번째는 그런 단련을 진료실에서도 연습을 시키는데, 상처 받았던 상황을 떠올려보게 하죠.


    그 사람이 상처주는 말을 한 걸 떠올리면 기분이 확 나빠져 감정이 상하는데, 그 때 할 수 있는 것을 써보는 거예요.


    '역시 재수없구나 저 인간' 이런 걸 속으로 말해 본다든지 유머러스하게 받아친다든지.

    아니면 모른 체 하고 '늘 하는 소리니까'하면서 모른 체 하고 넘어간다든가. 아니면 심호흡을 좀 해보고 세상은 이런 저런 사람들이 있지 하고 자기 스스로 자기를 위안하는 방법을 자꾸 만들어 보게 해요.


    그래서 그 상황을 떠올리게 하면서 계속 대응법을 반복해서 연습해서 단련을 하면 실제 상황에서도 그 방법을 써먹을 수가 있어요. 그러면 별로 상처받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를 자제하는 게 있어요.


    사실 그 부분 때문에 정말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는 건데, 남한테 관계 속에서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참 많아요. 근데 인정받고 사랑받으려면 내 것을 자꾸 내줘야 되거든요. 내줄 내 것이 별로 없는 데다가, 난 나름 내줬는데 상대는 계속 요구해서 너무 힘들어지는 경우도 많죠.


    근데 왜 내가 관심과 애정과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지 왜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지 잘 살펴봐야 해요. 굳이 그럴 필요 없거든요. 남이 나를 인정해 준다고 해도 그건 그 사람에게 순간일 수 있어요. 그 사람이 나한테 그렇게 소중한 인물도 아니에요 잘 보면 나에게 상처를 자꾸 주는 사람은 나에게 소중한 인물도 아닌데 그 사람에게까지 계속 그 관계에서도 성공하고 싶어하는 것. 그 관계가 특히 회사라면 일에서 만난 관계는 일로 끝내고, 나한테 소중한 사람은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만들어 갈 수 있잖아요.


    그 사람에게까지 내가 사랑받고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가, 만약 그런 마음이 나한테 있다면 그런 마음은 빨리 내려놓고 이런 일 관계에서 만나는 거라고 생각하고 정리하면 오히려 더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WORDS'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0) 2015.02.15
    도망쳤지  (0) 2015.02.13
    어머니는 죽는 순간까지 그를 사랑했다  (0) 2014.11.05
    우리도 어른이 된다  (0) 2014.11.03
    당신을 보내고도 나는 살아남아  (0) 2014.10.28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