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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성한계점 - 오은
    POEM 2015. 4. 7. 00:00

    나는 팽팽합니다. 더 이상 늘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말을 짧게 끊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마침표가 보이지 않습니다. 간혹 갈고리 같은 쉼표가 내 몸을 절단하는 생각에 바르르 떨곤 합니다. 나는 요렇게나 시시합니다.


    당신의 두 손에 온몸을 맡기겠습니다. 절대 놓지 마세요. 밀고 당기는 데 필요한 탄성계수는 내가 구하겠습니다. 나를 놓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는 사실만 명심하세요. 당신의 뺨을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 그게 한번 늘어난 자의 운명입니다.


    당신이 처음 내 몸을 늘여 빼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내 말이 길어지기 시작했지요. '사랑해'라는 말을 '너를 사랑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이 길어진 만큼 빼빼해져야만 했습니다. 이제야 나는 인어공주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늘어난다는 것은 사랑에 자신이 없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는 쉬지 않고 입술을 오무락거리지만, 가끔씩은 이 게임을 끝내고 싶어집니다. 의지와는 상관없는 말들이 줄줄 새고 있습니다. 방금 나는 '아름다운 너를 죽을때까지 사랑해'라고 거짓말했습니다.


    더 이상 늘어날 수 없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시간은 왜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과 나의 대화가 일방적인 것처럼 말입니다. 긴장할 이유가 없어지면 나는 순순히 운명을 거역할 겁니다. 그 순간을 기억하십시오. 툭, 소리와 함께 팽팽한 내 몸이 공중으로 솟구칠.


    나는 이제 끊어지기 직전입니다. 두 개의 시시한 자신(自身)이 되어 당신으로부터 까마득하게 멀어지겠습니다. 눈썹처럼, 갈매기처럼 날아가겠습니다. 우리가 사랑하기를 포기했다는 사실은 부디 잊어버리십시오. 마침표는 그렇게 함부로 찍는 것이 아닙니다.


    갈고리가 날아옵니다. 3음절의 기다림과 1음절의 비명. 바르르,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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