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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대의 영혼 2 - 이현승
    POEM 2020. 3. 30. 01:02

    나는 당신의 꿈을 엿보는 자
    당신의 잠꼬대를 기록하는 자
    당신은 허공 가득 두 손을 움켜쥐고 비명을 지르며 깨어난다
    당신의 잠은 봉인이 아니라 누수의 방식으로 완성된다

    구멍을 막기에 당신은 너무 작은 손을 가진 사람
    바늘을 집어올려야 하지만 당신은 너무 큰 손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므로 너무 커서 목구멍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덩어리진 소리들
    당신의 꿈을 받아 적는 일은 언제나 불완전하기만 하다

    설탕유리 같은 꿈이 당신을 피 흘리게 하지는 않지만
    당신은 계속 솟구치는 피를 막거나 훔쳐댄다

    나는 가벼운 읽을거리나 마실 물을 준비한다
    당신은 단것을 조금 먹은 사람처럼 가벼워질 수 있다
    눈을 감고 숨을 죽인 채 당신은 어디로든 떠날 수 있지만
    당신은 결국 당신에게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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