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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 심보선POEM 2020. 3. 31. 00:00
책을 읽을 시간이야
너는 말했다 그리고 입을 다물었다
네가 조용히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생각한다
이상해 정말 이상해
나는 이혼은 했는데 결혼한 기억이 없어
이혼보다 결혼이 훨씬 더 좋았을 텐데
그 책에는 이별 이야기가 있을까
어쩌면 네가 지금 막 귀퉁이를 접고 있는 페이지에
나는 생각한다
온갖 종류의 이별에 대해
모든 이별은 결국 같은 종류의 죽음이라는 사실에 대해
우리는 키스할 때
서로의 혀를 접으려고 애쓴다
무언가
그 무언가를 표시하기 위해
영원히
키스하고 싶다
이별하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나는 천성 바깥에서 너와 함께 일생을 헤맬 것이다
돌아가고 싶다
떠나가고 싶은 것과 무관하게
어디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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